내가 상디를 보면 떠오르는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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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내가 중학교 1~2학년쯤의 이야기이다. 

당시 원피스는 그야말로 초인기 만화였고, 

반에서 원피스를 모르는 남자 중학생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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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원피스 애니메이션을 겨울방학 내내 잠을 줄여가며 독파했고

나름의 인터넷 서칭과 자료 조사를 통해 원피스 연구에 열중인 때였다. 

그야말로 원피스에 대한 자신감이 거병의 어깨 만큼이나 치솟은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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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오타쿠가 그렇듯 나 또한 교실에서는 굉장히 조용한 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내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수다 떨기 좋아하는 무리가 뭉쳤다. 

당시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이 아직 유행하기 전이었으므로,

남자가 뭉치면 할 이야기는 만화 또는 축구 이야기 뿐이었다.

만화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어김없이 “원피스”가 입에 오르고 내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의 예상 범위 내에서 원피스 이야기가 대화에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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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주류 학문(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등)은 물론 기타 학문(바케모노가타리)에 집중하고 있던 나는 음침한 웃음을 지으며 대화에 껴들었다.

다만 모르는 애들 대화에 갑자기 불쑥 끼는 그런 미친 오타쿠는 아니란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나름 친하고 편한 애들이라서 껴든 거다. 

오타쿠라고 학창 시절에 혼자 사는 건 아니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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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당시 뜨거운 주제는 이거였다.

“조로 VS 상디,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

원래 평생 싸울 일 없는 것들 붙여다가 “자, 이제 서로 죽여라.” 하는 것은 원초적으로 재밌는 법이다. 

때문에 원초적인 중학교 남학생들은 이 시뮬레이션에 매우 매우 과몰입 하는 편이다. 

나 역시 이것에 진심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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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는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주제였단 말이다!

그래서 피가 끓어올랐다! 답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 주장에 대한 근거 또한 명명백백했다.

우선은 원피스의 장편 에피소드의 시작을 알린 ‘알라바스타’ 편을 보면 알기 쉽다. 

이곳에서 밀짚모자 해적단은 칠무해 크로커다일이 우두머리은 바로크 워크스와 대적한다.

바로크워크스의 특징은 간부들에게 넘버링이 있다는 것이다.

Mr.1 , Mr.2, … 이런 식으로 넘버링이 되는데 이것이 이들의 강함 순위로 표현이 된다. 

바로 이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 상디와 막고라를 뜨게 되는 상대는 Mr.2 봉쿠레. 바로크 워크스의 강함 3순위이다. 

그렇다면 조로와 막고라를 뜨게 된 상대는? Mr1.다즈 보스네. 바로스 워크스의 강함 2순위이다.

명예 이스트 블루 출신인 나는 대번에 깨닫고 말았다.

은은하게 이들의 관계에는 위와 아래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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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최고의 황금기인 워터 세븐 편에서는 더욱이 명확하게 이 관계를 알 수 있다. 

원피스 1부의 전개 방식을 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서로 강함이 비슷한 놈들끼리 막고라를 뜬다. 

루피가 당연히 저쪽 패거리의 보스를 맡는다. (왜냐면 루피가 젤루 쎄니까.)

자연스럽게 저쪽 패거리의 2인자는 조로가 맡게 된다.

실제로 조로의 상대였던 카쿠는 명확히 조직 내 1인자인 로치 바로 아래 급으로 표현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부에서도 작가가 훨씬 강해진 모습으로 재등장을 시켜줄 정도니까 지금에 와서는 더욱이 명확한 증거다. 

2부에 재등장을 할 정도로 포텐셜 있는 캐릭터를 조로가 상대했다면, 상디의 막고라 상대는 급이 좀 떨어진다.

“내가 이 조직의 2인자란 말이다!” 하고 자칭 2인자 멘트를 팍팍 하고 다니는 놈이 상대다. 

솔직히 바로 이름도 기억 안 난다. (나무위키 쳐서 기억났는데, 재브라다. 웃긴 게 이 자식도 재등장을 했는데 임팩트 없어서 기억에 사라진 것 같다..)  

“내가 이 조직의 OOO 이다!” 라고 우기는 캐릭터 특징을 말하건데,

그 놈은 절대로 OOO 이 아니란 거다. 

즉, 내가 상디 참 좋아하는 캐릭터이지만…

상디는 밀짚모자 일당의 3인자다!  

괜히 루조상, 루조상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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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했다.

“그거… 조로가 더 쎄.”

친절하게 세심한 근거를 제시하며 녀석들을 설득할 준비가 만만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다.

“뭔 개소리야, 디아블 잠브 맞아볼래?”

맙소사, 조로 VS 상디의 논란이 팽팽한 줄 알았건만.

이미 녀석들의 의견은 점차 한 쪽으로 기운 후였다. 

대관절.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발로 칼을 어캐 이기냐 이 무식한 것들아! 

가슴이 끓어올랐다. 속에서 천불이 났다. 

더욱이 참을 수가 없던 것은

이놈들이 나를 원피스 알못으로 취급하고 있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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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때 다툼이 났다.

말다툼이 아니라 진짜 주먹이 나간 거다. 

현실에서는 조로의 칼도, 상디의 디아블 잠브도 아니고, 그냥 루피의 주먹이 전부였다.

내 인생 살면서 다툰 일이 많지 않을 뿐더러 중학생 때로 몰려 있는데

솔직히 이건 다시 생각해보면 싸이코패스가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대화에 끼지도 않았던 놈이 불쑥 대화에 껴들어서는

논쟁에서 밀리니까 주먹을 쓴다?

와 이거 진짜 미친놈이다.

아무래도 그 당시 나의 프라이드가 굉장히 옹졸하지 않았나 싶다.

이것은 두고두고 반면교사를 삼아야 하는 나의 깊은 흑역사이다.

마치며...

도대체 왜 그랬단 말인가…

진심으로 당시 친구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간혹 한 번씩 그 친구들을 다시 마주칠 때가 있는데 걔네들은 잘 기억 안 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나는 생생하게 기억이 나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