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토끼를 기릅니다.
토끼는 건초를 주식으로 하는데요.
사람이 밥만 먹고 살지 않듯이, 간식으로 사료를 줍니다.
이 간식에 아주 환장을 합니다. 토끼에게 있어서 치킨 같은 존재랄까요?
풀떼기를 뭉쳐서 만든 작은 알맹이 같은 모양인데,
이 사료들을 넣어 놓은 통 근처에 자꾸 벌레가 생기는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징그러운 거 보기 전에, 저희 집 귀여운 토끼로 눈을 정화하고 가시죠.
지금 저 손에 들린 것이 토끼의 사료입니다.
참고로 사료통에서 벌레들이 기어 다니길래, 사료통을 통째로 냉동실에 이틀 두었습니다.
이틀 두었다가, 다시 꺼내니 벌레들은 다 죽은 모양이더군요.
이건 사료통에서 꺼낸 사료 한 톨인데요.
이걸 부수면…
부수니까 안에서 아주 작은 깨처럼 생긴 벌레가 나타났습니다.
아직 성숙한 상태는 아닌 것 같더군요.
마찬가지로 저렇게 구멍이 난 사료를 몇 개 더 부숴봤습니다.
이번에는 이렇게 하얀 애벌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추측건대, 사료 안에 구멍을 파서 알을 낳고 그 알이 애벌레로 부화하여 성장한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료가 이런 꼴이 나버려서, 돈 주고 산 사료를 다 버리게 생겼네요.ㅠㅠ
인터넷을 뒤지지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좁쌀만한 이 벌레의 정체는 “권연벌레”였습니다.
주로 곡물을 먹고 살며, 쌀통에도 주로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사료통 뚜껑을 제대로 닫아두지 않았던 적도 많고…
사료가 들어있는 봉지를 제대로 밀봉하지 않고 보관을 했었는데, 아마 이런 보관 방식이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일전에는 봉지에서 소량을 사료통에 담아두고 사료통 뚜껑을 꼭 닫아뒀거든요.
그때는 이런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밀봉만 잘해도 문제는 안 되지 싶습니다.
사실 사료에서 벌레가 나타난 건 줄 모르고 며칠 정도 계속해서 벌레 들어있는 사료를 이 녀석에게 줬습니다.
별일은 없었습니다만, 초식 동물이 토끼가 극소량이긴 해도 벌레를 먹으면 좋지는 않을 것 같아서 사료는 다 버렸습니다.
제가 주로 재택근무를 하는데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사진처럼 의자 위에 몸을 뒤집어서 잠을 잔답니다.
이 놈이 편하게 쉬고 있을 때는, 저도 같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생태계 최약체에 속하는 짐승이 편하게 쉰다는 것은 주변에 위협이 없다는 것을 뜻하기에,
그 본능이 유전자에 남아, 사람은 동물이 편히 쉬는 장면을 보며 마음을 편히 한다는군요.
편안하게 오래오래 살면 좋겠습니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어서 이렇게 기록을 남깁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