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니메이션 플루토를 모두 감상했습니다.
저는 배경지식 하나도 없이 감상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익숙한 이름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아니 이게 아톰 나오는 만화였어?”
그도 그럴 게, 제가 아는 아톰은 둥글고 아기자기한 애들 만화 주인공이란 말입니다.
오른쪽 같은 느낌… 뭔지 아시죠?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이 훨~씬 귀엽고 친숙한 느낌인데 반해서..
플루토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극사실 화풍을 맞아서 진짜 현실세상에 녹아든 것 같았습니다.
찾아보니,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 중 특정한 스토리 부분만을 따로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더군요.
즉 이 애니메이션은,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을 우라사와 나오키가 각색한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그런 작품입니다.
데즈카 오사무 원작에서는 당연히 주인공이 아톰이었겠으나,
플루토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명명백백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게지히트 아재입니다.
이 아저씨는 졸라 짱짱쎈 7인의 로봇 중 하나인 설정이고요, ‘형사 로보트’ 입니다.
졸라 짱짱쎈 로봇이 뭐시냐? 설정 상, 지상 최강의 로봇이 7명이 있고요. 여기에 친숙한 아톰도 포함이 됩니다.
형사 로보트 아저씨가 주인공인 만큼, 이 작품은 서스펜스 추리물의 분위기가 강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졸라 짱짱쎈 로봇 중 위에 있는 순딩순딩한 아저씨가 끔살 당하는 것으로 점화 됩니다.
보통 추리물에서 다뤄지는 사건이 살인이라면, 여기서는 로보트가 당하는 거죠.
이건… 재물손괴죄로 봐야 되나…? 뭐 어쨌든, 이런 일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지상 최강의 로봇 7인을 대상으로만 일어납니다!
연쇄 살인… 아니, 연쇄 재물손괴범이 등장한 거죠.
우리의 형사 로보트 게지히트 아저씨는 이 연쇄 재물손괴범을 검거하기 위해 사방팡팔 발을 바삐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처럼 쉽게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갈수록 오리무중에 온갖 수수께끼만 더해집니다.
범인이 어째서 졸라 짱짱쎈 로봇들을 공격하는지, 그 동기의 저의는 무엇인지…
이 모든 관점이 형사 로보트의 입장에서 그려지며, 과연 숨겨진 진실이 얼마나 충격적일지 상상하게끔 합니다.
실제로 작품의 분위기가 굉장히 어둡고, 중간중간 유머 포인트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장면도 아예 없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컴컴하고, 인간적인 감정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딥한 작품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밌게 보실 수 있을 스토리입니다.
일단 저는 마치 영화처럼 등장인물 하나에 집중해서, 이 인물이 어떤 문제에 마주치고 그 문제에 따라 어떤 고뇌를 하는지..
그런 서사를 아주 자세하게 보여줬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장면들을 팡팡 터뜨리며 속도감을 나타내는 작품은 분명 아닙니다.
대신,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서사를 착실히 조명해서 “아 얘는 이런 고난을 겪고, 지금은 이런 고뇌를 하는 불쌍한 녀석이군.” 이라는 느낌을 착실하게 줍니다.
그래서 캐릭터가 살해당할 때, 같이 안타까운 느낌을 크게 받습니다.
특히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캐리한 게지히트가 숨을 거둘 때에는, 진짜 주인공이 사라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솔직히 그렇게 될 줄 알았거든요?
솔직히 보다 보면, 이 다음은 이렇게 되고 이 다음은 이런 식으로 되겠네~ 하거든요?
그런데, 그 익숙한 맛을 잘 살렸습니다.
괜히 스토리에 클리셰, 왕도가 있는 게 아니란 걸 잘 깨달았습니다.
증오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이 뒤죽박죽 쌓이고, 마지막에 가서 아톰이 그 증오에 넘어가지 않고 용서를 통해서 증오를 끊어낸다는 결말이… 뭐 뻔한데, 좋았습니다.
더불어서 제가 캐릭터쇼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스토리 뭐 별 거 없어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와서 티키타카하는 영화도 좋아합니다.
쿠엔틴 감독의 ‘헤이트풀8’ 이나 ‘저수지의 개들’ 뭐 이런 느낌이요.
여기도 간지 캐릭터가 나오는데, 저는 여기 나오는 박사님들이 멋져 보이더군요ㅋㅋ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천재로 등장하는 텐마 박사님이 제 마음에는 쏙 들었습니다.
아톰이 잠시 반쯤 죽었을 때는, 슬퍼서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까지…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나오는 로보트 캐릭터들의 디자인에 전혀 로봇 같은 모습이 없어서 뭔가 아쉬웠는데,
원작에서 등장하는 게지히트를 보니까 아주 납득이 갔습니다.
저런 모습으로 나타나서 수사하고, 고뇌하고, 슬퍼하는 모습이 더 이입이 힘들 것 같네요ㅋㅋ
어쨌거나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